《귀향》은 사진과 텍스트로 가족의 이주사를 재구성해 온 리나 박의 개인전이었다.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는 작가는 두 도시에서 각각 촬영한 연작을 이 전시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
리나 박의 작업은 가족 앨범의 빈자리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부모 세대가 떠나온 동네와 정착한 도시의 거리, 오래된 아파트의 창문과 부엌을 찍고, 그 옆에 가족에게서 들은 짧은 문장과 기억의 단편을 나란히 놓는다. 사진은 장소를 증언하고 텍스트는 그 장소에서 사라진 목소리를 불러온다.
전시장에서는 베를린 연작과 서울 연작이 마주 보는 두 벽에 걸려, 관객이 두 도시 사이를 오가듯 공간을 이동하도록 구성되었다. 중앙의 낮은 테이블에는 작가가 수집한 편지와 메모, 옛 사진의 복사본이 놓여 작업의 배경을 조용히 드러냈다. 작품 캡션 역시 한국어와 독일어, 영어가 함께 쓰여 언어 사이의 틈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귀향》은 돌아갈 곳이 하나가 아닌 사람들의 시간을 기록한 전시였다. 관객은 낯선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신의 집과 떠나온 장소, 그리고 기억이 머무는 자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